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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좋은 글/시 갤러리"탱크" 김희재
BY 이랴2024-03-01 02:03:40
커밍아웃 이후, 둡둡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조차 불편해하는 둡둡의 아버지는 입을 완전히 다물어버렸고 둡둡의 어머니는 시도 때도 없이 억울해하며 둡둡에게 따져 물었다. 왜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왜 하필 너에게 이런 일이? 왜 하필 나에게……. 둡둡의 어머니는 “네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이기적으로 살지 말라고도 했다. 둡둡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상처받았다. 각오는 충분히 했지만 그래도 어머니만큼은 자신의 편이 되어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둡둡네 모자는 특별했다. 기쁠 때나 힘들 때나 서로를 찾았으며 평소에도 친구처럼 대화가 잘 통했다. 둡둡은 엄마가 자신의 절대적인 지지자라고 믿었다. 영화에 나오는 엄마들처럼, 자식의 권리를 위해 깃발을 들고 행진하고 투쟁에 나서는 엄마가 되리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걸 바란 건 아니었지만 자신의 어머니가 그런 엄마들보다 못하진 않을 거라고, 그래서 언젠가 엄마와 함께 퍼레이드를 즐기게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기대는 완전히 산산조각 났다. 특별하다고 생각한 관계는 사실 둡둡이 ‘정상’적인 범주 내에 있을 때만 가능한 관계였다는 사실이 ...
"탱크-1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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