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는 하다못해 밥을 지을 때도 정성을 다 쏟았다. 그 모습을 보고 제자가 부처에게 물었다. “사람이 어찌 이렇게 살 수 있습니까? 무슨 수로 그 모든 일에 열심을 다 한단 말입니까?” 그러자 부처는 “사람으로 태어난 나의 처지가 미천하여 천한 일도 마다할 수 없기에 마다하지 않는 것뿐이다.”라고 대답했다. 성인으로 추앙받는 부처도 그리하였거늘 보통 사람에 불과한 우리의 삶이 경중을 따져 의지도 경중으로 나눈다는 것은 마음의 병, 다시 말해 의지가 병들었다는 것이 된다. 청소처럼 하찮은 일은 그 결과가 어찌 되었든 내 인생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믿어버리는 것이 보통 사람의 일생이고, 청소일지라도 최선을 다한다면 겉만 닦고 끝나는 게 아니라 나의 내면과 정신이 닦여져 인생이 더욱 풍요로워진다고 믿었던 것이 성현들이 보여준 불굴의 의지다. 이를 뒤집어 생각했을 때 하찮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것은 의지의 출현을 연습하는 중요한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일생일대의 대사건이 발생하기를 기다리며 힘을 비축하는 것은 말이 좋아 비축이지 방관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의 성현들은 하찮은 일에도 최선을 다했기에 큰일이 닥쳤을 때 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 수 있었다. 반면에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 보통 사람들은 하찮은 일을 하찮게 생각하며 의지와 상관없다고 안일하게 여겼다가 결과적으로 일생을 하찮게 보냈다고 할 수 있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1회" 중에서 아르투어 쇼펜하우어